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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증으로 표현하는 아이의 이유와 감정, 생각

by moonpen 2025. 5. 27.

 

왜 자꾸 짜증을 낼까? 아이의 짜증을 마주한 순간 많은 부모는 당황하거나 화가 나기도 합니다. 하지만 짜증은 단순한 버릇 없음이 아닌 아이가 겪는 내면의 혼란이 외적으로 드러나는 방식 중 하나입니다. 말로 감정을 충분히 표현하기 어려운 아이일수록 짜증은 일종의 도움 요청일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아이가 짜증을 내는 진짜 이유 짜증 뒤에 숨어 있는 감정과 생각을 어떻게 이해하고 도와줄 수 있는지를 심리학적으로 풀어봅니다.

 

짜증으로 표현하는 아이의 이유와 감정, 생각
짜증으로 표현하는 아이의 이유와 감정과 생각


짜증은 감정의 표현이다. 억압보다 해석이 먼저

 

많은 부모는 아이가 짜증을 내면 버릇이 없다거나 기분 나쁘게 군다고 느끼며 즉각 제지하려 합니다. 하지만 짜증은 아이가 느끼는 불편함, 억울함, 피로, 좌절감, 심지어 외로움까지도 표현하는 감정의 통로입니다. 말로 속상해라고 표현할 수 없는 아이는 울거나 인상을 찌푸리며 짜증을 냅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짜증 자체를 나쁜 것으로 간주하지 않고 그 감정의 근원을 들여다보려는 부모의 태도입니다.

 

짜증은 아이에게도 불편한 감정입니다. 감정 조절 능력이 아직 발달 중인 아이는 자신이 느끼는 답답함을 어디에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몰라 몸짓이나 소리, 표정으로 드러냅니다. 예를 들어 피곤한 아이가 짜증을 내며 장난감을 던질 때, 겉보기에는 화를 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나는 지금 너무 피곤하고 힘들어, 나를 좀 알아봐줘 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을 수 있습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런 감정을 표현되지 못한 정서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감정이 억눌리거나 인정받지 못하면 아이는 그것을 비사회적 방식으로 표현하게 됩니다. 결국 짜증은 표현의 부족이지 감정의 과잉이 아닙니다. 따라서 짜증을 억누르기보다, 지금 뭐가 속상해?, 그렇게 말하니 무슨 일 있었던 것 같아 하고 감정에 이름을 붙여주는 게 우선입니다. 감정을 언어로 전환해주는 부모의 역할은 아이의 정서 발달을 돕고, 짜증을 감정 표현의 한 단계로 자연스럽게 통합하게 합니다.


짜증 이면에 숨어 있는 아이의 생각과 메시지

 

아이의 짜증은 감정에서 시작되지만 그 속에는 아이의 사고방식과 자신에 대한 믿음, 즉 생각도 함께 들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신이 원하는 것이 거절당했을 때 짜증을 내는 아이는 단순히 화가 난 것이 아니라 나는 원해도 가질 수 없는 아이야, 엄마는 내 마음을 몰라줘라는 생각을 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즉 짜증은 그저 불쾌한 반응이 아니라 아이가 세상을 해석하는 방식이 언어 대신 행동으로 드러난 결과입니다.

 

부모가 아이의 짜증을 들여다볼 때는 그 이면의 생각을 함께 이해해야 합니다. 왜 짜증 내? 보다는 무슨 생각이 들었을까?를 함께 고민하는 시선이 필요합니다. 가령 또래와 장난감을 두고 다퉜던 아이가 짜증을 내며 다 싫어! 라고 말할 때, 실제로는 내가 친구보다 덜 사랑받는 것 같아라는 생각이 숨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부정적인 자기 해석은 자존감에 영향을 주고, 점차 아이의 행동 전반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심리상담에서는 종종 짜증을 반복적으로 내는 아이의 패턴을 분석하며 그 아이가 가지고 있는 인지적 오류나 내면 신념을 찾아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부모가 자주 바쁘고 아이의 감정을 듣지 못하는 환경에서는 아이가 내 마음은 중요하지 않아라는 신념을 형성할 수 있고, 그 신념이 반복될수록 짜증은 더욱 자주 강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럴 땐 단순히 짜증을 멈추게 하려 하기보다는 아이의 마음속 믿음을 바꿔주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부모는 짜증을 문제로 보지 말고, 아이가 보내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화나는 일이 있었구나, 그럴 땐 속상했겠다는 말은 아이의 감정을 정당화하는 동시에 아이가 가진 부정적인 생각을 부드럽게 수정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렇게 감정과 생각이 연결되어 해석되면 아이는 점차 짜증 대신 말로 자기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됩니다.


짜증에 반응하는 부모의 태도가 아이의 감정 조절력을 만든다

 

아이의 짜증에 부모가 어떻게 반응하느냐는 단순한 상황 대응이 아니라 아이의 정서 조절력을 키우는 심리적 모델링이 됩니다. 부모가 짜증에 즉각적으로 화를 내거나 거부하면 아이는 감정을 표현하면 혼난다는 경험을 내면화합니다. 반대로 부모가 아이의 감정을 차분히 받아들이고 조율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감정 다루는 방식을 배웁니다.

 

실제로 많은 심리학 연구에서는 부모의 정서적 반응 방식이 아이의 감정 조절 능력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보여줍니다. 아이는 부모의 말을 듣기보다는 행동을 따라 배우기 때문에 부모의 감정 대응 방식은 그 자체로 아이에게 하나의 교과서가 됩니다. 짜증을 낼 때 그런 식으로 말하면 안 돼라고 야단치기보다는, 지금 화가 난 것 같네, 엄마는 네가 왜 그런지 알고 싶어라고 말해주는 태도는 아이로 하여금 감정을 말로 표현할 기회를 열어줍니다.

 

물론 부모도 감정적인 존재이기에 항상 인내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짜증을 마주할 때마다 반사적으로 훈육하기보다는, 이 아이는 지금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걸까?를 한 번만 더 생각해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아이의 짜증을 감정적으로 해석하는 부모의 태도가 쌓이면, 아이는 감정이 존중받는다는 경험을 하고, 점차 자신의 감정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게 됩니다.

 

또한 아이가 짜증을 덜 느끼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중요합니다. 과도한 일정, 경쟁적인 분위기, 부모의 잦은 지적은 아이의 정서적 피로도를 높입니다. 감정의 여유를 주고, 아이가 충분히 쉬고, 자신의 속도로 생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짜증을 줄이는 데 매우 효과적입니다. 결국 짜증은 사라져야 할 것이 아니라, 이해되어야 할 감정입니다. 그 속을 들여다볼 때 아이와의 관계는 더 깊어지고, 아이 스스로도 자신의 마음을 건강하게 다루는 방법을 배워가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