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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이 독이 될 때. 지나친 기대가 아이를 망친다

by moonpen 2025. 5. 21.

정말 잘했어!, 역시 우리 아이가 최고야 같은 칭찬은 아이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믿기 쉽습니다. 실제로 아이는 칭찬을 통해 자신이 사랑받고 인정받고 있다는 감정을 느끼며 자존감이 자랍니다. 하지만 칭찬도 어떻게, 무엇에 대해, 얼마나 자주 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특히 결과 중심의 칭찬이나 부모의 기대가 과도하게 담긴 칭찬은 오히려 아이의 불안과 자기검열을 키우고 자존감이 아닌 타인의 평가 의존적 자아를 형성하게 만듭니다. 이번 글에서는 칭찬의 심리적 기능을 살펴보고 아이의 내면을 진짜로 성장시키는 건강한 칭찬법을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기대가 아이를 망친다
지나친 기대가 아이를 망친다

 

성취 중심의 칭찬이 만드는 불안한 우등생

 

많은 부모는 아이가 시험을 잘 봤거나 운동 경기에서 이겼을 때 또는 다른 아이보다 잘했을 때를 기준으로 칭찬을 합니다. 이번엔 1등이네, 대단하다!, 어쩜 그렇게 똑똑하니? 처럼 성과 중심의 칭찬은 당장은 아이를 기쁘게 하고 부모도 뿌듯하게 느끼게 만듭니다. 그러나 이런 칭찬이 반복될수록 아이는 무엇을 하느냐 보다 얼마나 잘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외적 동기에 의존하는 자기 개념의 왜곡이라고 설명합니다. 아이는 스스로 하고 싶고 즐기던 활동조차도 결과가 나쁘면 더 이상 의미를 느끼지 못하게 되고 평가에 대한 불안과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게 됩니다. 이로 인해 완벽주의적 성향이나 회피형 행동이 나타나기도 하며 특히 기대에 못 미쳤다고 느끼는 순간 자존감이 무너지는 위험도 따릅니다.

 

이런 아이들은 자신이 아닌 성과로 사랑받는다고 느끼기 때문에 실수를 인정하거나 도전적인 상황에 나서는 데에 점점 소극적이 됩니다. 부모의 칭찬이 격려가 아니라 기대의 눈빛으로 바뀌는 순간 아이는 그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오히려 자기 검열과 과잉 긴장을 학습하게 됩니다. 즉 지나친 칭찬은 아이를 완벽해야 하는 사람으로 만들고 실패를 두려워하는 아이로 성장시키는 아이러니한 결과를 낳게 됩니다.


진짜 자존감을 키우는 칭찬은 결과가 아닌 과정에 있다

 

건강한 칭찬은 아이의 자존감을 키우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칭찬의 방향은 결과가 아닌 과정에 맞춰져야 합니다. 1등 했네!보다는 열심히 준비한 게 느껴져,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낸 게 멋졌어와 같이 노력, 끈기, 태도에 주목한 칭찬이야말로 아이 내면의 동기를 키우는 칭찬입니다.

 

심리학자 캐롤 드웩의 연구에 따르면 결과 중심의 칭찬을 받은 아이들은 어려운 과제 앞에서 도전보다는 회피를 선택할 확률이 높고, 반대로 노력 중심의 칭찬을 받은 아이들은 어려움 앞에서 끈기를 보이며 성장 지향적인 태도를 취합니다. 이는 결국 아이가 실수와 실패에 대해 얼마나 유연한 시선을 가질 수 있느냐 즉 자기 성장에 대한 믿음과도 직결됩니다.

 

과정 중심의 칭찬은 아이가 자신의 행동을 객관적으로 돌아보는 힘을 길러줍니다. 그림 색을 고르는 데 고민이 많았겠구나, 도중에 힘들었지만 끝까지 해냈네 처럼 구체적이고 감정이 담긴 피드백은 아이에게 나는 내 노력을 인정받고 있어 라는 감정을 심어줍니다. 이런 칭찬은 성적이나 외적 성과가 없어도 아이가 자기 자신을 긍정적으로 인식하게 만들고 자존감의 기반을 안정적으로 다져줍니다.


너 참 잘했어보다 나는 네가 자랑스러워라는 메시지를 전하자

 

부모가 아이에게 보내는 칭찬은 단순한 말이 아니라 관계의 언어입니다. 잘했어 라는 말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말이 담고 있는 정서적 메시지입니다. 아이는 말의 내용뿐 아니라 말하는 부모의 표정, 목소리, 시선을 통해 사랑과 인정의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때로는 말보다 태도와 감정이 먼저 전달되기도 합니다.

 

부모의 칭찬이 아이의 내면에 제대로 닿기 위해선 기대가 아닌 신뢰와 존중의 마음이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너는 늘 최고야 라는 말보다 나는 네가 최선을 다해서 자랑스러워 라는 말이 아이의 마음에 더 오래 남습니다. 이는 아이에게 있는 그대로의 나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결과에 상관없이 자신을 사랑받는 존재로 인식하게 도와줍니다.

 

또한 칭찬과 함께, 함께 기뻐하는 경험을 만들어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아이가 무언가를 이뤘을 때, 정말 기쁘지?, 이 순간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아 처럼 감정을 공유하며 반응하는 태도는 단순한 언어 이상의 공감을 전달하게 됩니다. 부모의 공감은 칭찬보다 더 큰 힘을 갖고 있으며, 아이의 정서적 안정감과 사회적 공감 능력까지 함께 자라게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