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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분리불안, 심리학이 알려주는 다루는 방법

by moonpen 2025. 5. 19.

 

엄마 가지 마!, 혼자 있긴 싫어!라는 말과 함께 부모와 떨어지는 걸 힘들어하는 아이를 보면 부모 마음은 무겁고 복잡해집니다. 특히 어린이집, 유치원 등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시기에는 아이의 분리불안이 극대화되며 울고 떼쓰고 불안해하는 모습이 반복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이의 분리불안은 단순한 고집이나 나약함이 아니라 애착과 성장의 일부분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아이가 왜 분리불안을 겪는지 그것이 아이의 심리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부모가 어떻게 반응하고 도와야 하는지를 심리학적 시선에서 다뤄보려 합니다. 아이가 안정적으로 독립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부모의 중요한 정서적 역할입니다.

 

아이의 분리불안, 심리학이 알려주는 다루는 방법


분리불안은 애착이 형성되었다는 자연스러운 증거

 

분리불안은 보통 생후 68개월경부터 시작해 23세 사이에 정점에 이르는 정상적인 발달 현상입니다. 이 시기 아이는 엄마는 내가 보지 않아도 계속 존재한다는 개념인 대상 영속성을 서서히 이해해 가는 과정에 있으며 동시에 엄마라는 존재에 대한 강한 애착을 형성해 가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아이가 부모와의 분리를 두려워하고 불안을 느끼는 건 그만큼 부모가 아이에게 안정과 안전을 주는 존재라는 뜻입니다.

 

하지만 많은 부모는 아이가 유난히 떨어지기 싫어하고 우는 모습을 보면서 왜 이렇게 불안해할까?, 정상인가?라는 의문을 갖게 됩니다. 특히 또래보다 유난히 불안이 심한 것 같으면 걱정이 커지기 마련이죠. 그러나 모든 아이는 기질적으로 다르며 감정에 대한 민감도와 표현 방식 또한 개별적입니다. 어떤 아이는 조용히 불안해하고 어떤 아이는 격렬히 표현하기도 하죠. 중요한 건 아이의 불안을 문제로 보기보다 이 아이는 지금 어떤 감정을 표현하려고 하는 걸까?라는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입니다.

 

심리학에서는 애착이 잘 형성된 아이일수록 오히려 분리불안을 더 뚜렷하게 보일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는 정서적으로 부모와 깊은 유대가 있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분리불안은 아이가 독립을 준비하기 위한 심리적 연습 과정이며 이를 어떻게 도와주느냐에 따라 이후 아이의 정서 안정성과 대인관계 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분리 상황에서 부모의 태도가 아이의 정서를 결정한다

 

분리불안을 겪는 아이를 둔 부모가 가장 흔히 하는 실수 중 하나는 아이의 불안을 줄이기 위해 몰래 자리를 뜨거나 짧고 단호하게 이별을 처리하는 것입니다. 물론 아이를 울리지 않으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행동이지만 이는 오히려 아이에게 엄마는 예고 없이 사라질 수 있는 사람이라는 불안감을 심어주고 이후 더 깊은 불신과 분리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아이와의 분리는 예고하고 준비하며, 아이가 감정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제공해야 합니다. 엄마가 일 끝나고 몇 시에 꼭 데리러 올게, 네가 놀고 있는 동안 엄마는 잠깐 다녀올 거야와 같이 예측 가능한 약속을 통해 아이에게 안정감을 줘야 합니다. 물론 처음에는 울고 떼를 쓰겠지만 반복되는 안정된 재회 경험을 통해 아이는 점차 엄마는 떠나도 다시 돌아온다는 신뢰를 쌓게 됩니다.

 

또한 분리 전후 아이의 감정 상태를 충분히 살펴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아이가 이별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어떤 감정이 올라오는지를 말로 표현해주는 것은 아이에게 큰 위로가 됩니다. 엄마랑 떨어지기 싫어서 속상했지?, 울고 싶을 만큼 무서웠구나라고 말해주면,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이해받았다고 느끼고 더 빠르게 안정됩니다. 이처럼 부모가 아이의 감정을 부정하지 않고 안전한 거울 처럼 반영해주는 것이 아이의 정서 조절에 큰 도움이 됩니다.

 

무엇보다 부모 자신의 감정 관리도 중요합니다. 부모가 아이의 분리불안에 불안하거나 조급해지면 그 감정은 아이에게 그대로 전달됩니다. 반대로 부모가 차분하고 신뢰를 보여줄 때 아이 역시 점차 감정을 다스릴 수 있는 힘을 얻게 됩니다. 아이가 아닌 부모가 먼저 안정감을 갖는 것이야말로 분리불안을 극복하는 데 있어 가장 강력한 열쇠입니다.


독립은 갑자기 이루어지지 않는다. 단계별 적응을 위한 실천 팁

 

아이의 분리불안을 돕기 위해서는 단번에 해결하려 하지 말고, 아이의 속도에 맞춘 점진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아이는 한 번의 경험만으로 달라지지 않으며, 반복된 일상 속에서 이별과 재회라는 과정이 안전하다는 신뢰를 쌓아야 비로소 분리 상황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됩니다.

 

첫 번째로는 짧은 이별부터 연습하는 것이 좋습니다. 부모가 잠시 방을 나갔다가 돌아오는 연습, 아이 혼자 놀게 두고 부모는 옆방에서 기다리는 방식 등은 아이가 ‘부모는 떠나도 다시 온다’는 감각을 익히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부모가 돌아왔을 때 아이를 꼭 안아주며 엄마는 약속대로 왔지?와 같은 말로 재회의 예측 가능성을 확인시켜주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는 분리 전후의 감정 다루기를 연습하는 것입니다. 아이와 인형놀이, 역할극 등을 활용해 인형 엄마가 잠깐 다녀오는 장면을 연출해보면 아이는 간접적으로 분리 상황을 경험하고 감정을 표현할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놀이를 통해 감정을 처리하면 실제 상황에서도 훨씬 안정적인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세 번째는 부모의 일관성입니다. 한 번은 웃으며 보내고, 다음 날은 아이가 울자 마음이 약해져 다시 데려오는 식의 일관되지 못한 반응은 오히려 분리불안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아이는 반복과 예측 가능한 반응을 통해 세상은 안정적이라는 믿음을 형성하므로 부모가 어떤 상황에서도 차분하고 일관되게 대응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마지막으로 아이가 분리불안을 보이는 시기에는 충분한 애착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도 중요합니다. 분리 전후로 아이와 교감하는 시간을 의도적으로 늘리면, 아이는 헤어짐보다 함께 있음이 더 크고 안정적이라는 감정을 내면화하게 됩니다. 결국 분리불안은 단절이 아니라 애착의 또 다른 방식이며 부모와 아이 사이에 신뢰를 확인하고 다지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